[필리핀 카지노 자유여행] 마메이와 산페드로 요새

[필리핀 카지노 자유여행] 마메이와 산페드로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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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내가 가는 카지노의 장소를 둘로 나누자면 개인용 그리고 직장인용 장소로 나눌 수 있겠다. 전자는 내 개인적인 흥미를 충족시켜주는 장소이고, 후자는 비나투어 소장님이 매달 내게 빵값을 주고 계신다는 이유로 사진이라도 좀 찍어둘까 싶어 가게 되는 장소인데, 이 두 장소의 경계선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솔직히 말하자면, 카지노의 여행 명소라는 곳은 후자에 가깝다. 카지노 자유여행을 갔을 때 꼭 가봐야 한다는 장소가 볼거리가 전혀 없거나 나빠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하기 떄문이다. 이제 그만 가봐도 되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여러 번 가본 터라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크게 새롭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카지노까지 가서 산페드로 요새나 마젤란의 십자가도 보지 않고 오기란 어쩐지 아쉬우니, 특별한 것이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꼭 가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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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교사원이나 탑스힐과 같은 장소보다 산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크게 즐겁지 않은 추억이 있는 것이다. 꽤 오래전의 이야기지만 시간이 지났다고 그때의 기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감정의 찌꺼기가 희석되지 않기도 한다. 벌써 5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한번은 무척이나 꾀죄죄한 몰골로 요새 구경을 왔었다. 요새 구경을 하다말고 갑자기 배가 고파오기에 망고를 꺼내 담벼락 그늘에서 먹고 있었는데, 한국인 커플이 옆을 지나가면서 "에휴, 필리핀 현지인은 가난해서 저렇게 망고를 먹나 보네!"라고 측은하다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내가 한국어를 꽤 잘한다고 이야기를 해줄까 하다가 귀찮아서 관두었는데, 간당간당한 여행경비로 버티냐고 몰골이 좋지 않기도 했었다. 그런데 허겁지겁 망고를 뜯어 먹던 그때나 지금이나 산페드로 요새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누군가 잔뜩 고생하여 만들었을 요새 성벽은 여전히 단단해 보였고, 얼음 가득 넣은 콜라 한 잔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들게끔 햇살만이 가득했다. 여전히 입장료가 30페소임을 확인하고, 땡볕 아래를 하릴없이 돌아다니기 싫어 매표소 직원에게 가이드를 청했다. 가이드에게 무슨 설명을 듣든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릴 테지만 그래도 요청한 것은 까닭은 단 하나. 무료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특정 시간대에 인원을 모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이 요청할 때마다 1:1 가이드를 해주고 있었다. 내 카지노 가이드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었을 앳된 얼굴의 아가씨였는데, 머리카락 한 올도 나오지 않게 단정하게 머리를 묶고 있었다. 그녀는 재잘대는 새처럼 산페드로 요새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엄청나게 색다른 이야기는 없었지만, 꽤 설명을 조리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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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카지노 현대사의 중심으로 손꼽히는 산페드로 요새는 스페인 사람들이 1700년대에 해적 침략에 대비하여 지은 요새이다. 하지만 이 요새가 지난 세월을 기억하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참으로 많은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할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해적 침략에 대비하여 지었다는 이 요새는 필리핀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미국 식민지 시대에 들어 군 막사로 쓰여야 했는데,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포로수용소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그리고 요즘은 모두가 아는 카지노의 주요 관광명소로서 카지노 시티 투어를 하게 되면 꼭 들리는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용도만 바뀌면서도 그 모양새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 와도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의 요새보다 내게 더 놀라웠던 것은 그녀가 이 더위에 스타킹을 신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아직 대학생이고 지금 현장 실습 중이라는 것은 알았다. 관광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인데 졸업을 하려면 이런 활동을 필수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는 병원도 가고 필리핀생바의 여행센터도 가고 했다고 부러운 말투로 이야기를 하기에 얼른 더운 이곳을 떠나 병원으로 실습 장소를 바꾸라고 농담을 했더니 배시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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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페드로  요새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도 햇살 아래에 나가지 않고 카지노 매표소 옆에서 한참이나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직원 말에 의하면 이 고양이가 언제부터 이곳에 있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바람이 스며들듯 언제부터인가 요새에서 산다는 고양이는 잠에 취해 사람이 옆에 있어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겨우 눈만 가느다랗게 뜨고는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느냐는 몸짓을 한번 하더니 그나마 귀찮은지 다시 잠을 청했다. 나는 라푸라푸 추장 몸에 새겨진 삼각형 문신이 죽인 사람의 숫자를 의미한다는 것이나 전시실의 사진 찍은 사람이 중국계 사람이었다는 식의 잡다한 정보는 잊을지 몰라도, 고양이 이름이 마메이라는 것은 잊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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